/ 인터뷰 /
하이컷 Vol.228 : 천만보다 값진
도경수_“한 작품, 한 작품 끝낼 때마다 나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다”
(2017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형>)
Q. 청룡영화상 수상은 배우 도경수에게 어떤 의미인가?
A.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내게 이 상은... ‘그냥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Q. <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A. 시력을 잃고 두려움에 가득 차 아직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 동생 두영이가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형에게 달려 나가는 신이 있다. 두영이가 드디어 형을 믿고 의지하고 두려움을 떨쳐낸 순간인데 그 장면을 꼽고 싶다.
Q. 수상작 <형>의 히든 신을 찍는다고 치자. 두영이는 잘 살고 있을까?
A. 형의 부재를 극복하고 지금은 유도 선수로 멋지게 생활하고 있을 것 같다. 금메달도 ‘또’따고. 혼자서도 씩씩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멋있는 남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Q. <7호실> <형> <신과 함께>까지 감정을 요란하게 표출하기보단 차근차근 쌓아올려서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팍 터뜨리는 점이 신인답지 않고 노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A. ‘아, 여기선 감정을 쌓아야겠다’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연기하진 못한다.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신과 함께> 때 김용화 감독님 말씀을 드리면 감정 신에서 디렉션도 정확하게 주셨지만 그냥 감독님 눈빛만 봐도, 감독님이 “경수야 이건 이렇게 해볼까?” 이 정도만 얘기하셔도 다 알아듣겠더라. 진짜 배우와 감독만이 알 수 있는 교감? 시그널? 텔레파시 같은 걸 느껴서 신기할 정도였다.
Q. 함께 작품을 한 배우나 감독들이 하나같이 “도경수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성격”이라고 말하던데, 이런 성격이 ‘절제미’의 비결일까.
A. 스트레스를 받아도 감추거나 누르려고 하는 편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화를 내거나 감정을 내뿜거나 소리를 질러본 적도 거의 없다. 어쩌면 그런 성격이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교집합을 잘 이뤘던 것 같다. <카트> 때 염정아 선배님한테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지른 게 태어나서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소리를 지른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는데 그 이후로 조금 알겠더라.
Q. 감정 표현에 조금씩 능숙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도 있겠다.
A. 맞다. 얼마 전에도 소리 지르는 신이 있었거든. <카트> 땐 악을 질렀다면 최근에 찍은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어떻게 해야 더 화가 나 보일까 고민했던 것 같다. 사실 제일 신기했던 건 <괜찮아, 사랑이야> 때였다. 원래 눈물이 없는 편이다. 근데 <괜찮아, 사랑이야> 16부를 찍을 때 너무 몰입을 해서 진심으로 크게 울었다. 오열까진 아니었지만 내 입장에선 그게 정말 큰 울음이었다. 처음이었다. 슬프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을 발견했다는 게 신기하더라. 후련하기도 하고 기분 좋았다
Q. 그간 맡았던 역할이 거칠게 말하자면 다소 어두운 인물들인데, 하반기 개봉하는 <스윙키즈>와 새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선 좀 발랄하지?
A. 나도 원래는 밝다. (웃음) 무의식에 상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장난도 많이 치고 밝은 성격이다. 지금까지 해온 역할들 때문에 아마 모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상반되는 캐릭터도 분명 내 안에 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더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나도 드디어 이런 캐릭터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표현이 많아서 연기하면서도 재밌다.
Q. 새 영화에 드라마까지, 바쁜 4/4분기가 끝나고 나면 어떤 점이 가장 달라질까?
A. 그때 가봐야 제대로 알겠지만 나는 한 작품, 한 작품 끝날 때마다 진짜 많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에 <스윙키즈> 촬영을 끝내고도 느낀 점이 많다. 내 연기에 대해서도,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작품을 하면서 내가 몰랐던 모습들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희열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작품을 통해서 그런 내 모습을 발견하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기사 /
2017년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형’으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후 영화 ‘신과 함께’ ,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등으로 연기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도경수는 감정 연기에서 '절제미'가 돋보인다는 칭찬에,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신과 함께' 때 김용화 감독님 말씀을 드리면 감정 씬에서 디렉션도 정확하게 주셨지만 그냥 감독님 눈빛만 봐도, 감독님이 '경수야 이건 이렇게 해볼까?' 이 정도만 얘기하셔도 다 알아 듣겠더라. 진짜 배우와 감독만이 알 수 있는 교감? 시그널? 텔레파시 같은 걸 느껴서 신기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도경수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감추거나 누르려고 하는 편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화를 내거나 감정을 내뿜거나 소리를 질러본 적도 거의 없다. 어쩌면 그런 성격이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교집합을 잘 이뤘던 것 같다. '카트' 때 염정아 선배님한테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지른 게 태어나서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소리를 지른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는데 그 이후로 조금 알겠더라"며 "얼마 전에도 소리 지르는 신이 몇 개 있었거든. '카트' 땐 악을 질렀다면 최근에 찍은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어떻게 해야 더 화가 나 보일까 고민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